대한학교체육회
 창립 취지문

“하루속히 학교체육을 사회체육과 분리시켜 사회체육과 학교체육의 양원적인 지도체제를 갖출 필요가 절실하다.”


지난 1965년 대한학교체육회 이사장이던 최인범 이화여대 교수의 경향신문 칼럼의 내용입니다. 당시 최인범 교수를 비롯한 교직자들은 학교체육의 교육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대한학교체육회를 설립하고, 전국학도체육대회를 두 차례에 걸쳐 개최하였습니다. 통합된 학교체육, 교육적 학교운동부 문화를 위한 시작이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1968년 절대권력의 압력으로 대한학교체육회는 사실상 대한체육회로 흡수 통합되었습니다. 학교체육의 꿈과 교육적 가치가 사라지고, 자율성을 상실하는 시작이었습니다. 또한 체육 교사가 가르치는 주체이기보다 운동부 행정 처리를 전담하는 무기력한 객체로 전락하게 된 출발점이었습니다.


1969년 초중고 학교운동부 학생 수는 31만여 명, 그중 선수 등록한 학생선수는 2만 2천여 명으로 선수등록을 하지 않은 학생이 선수 등록한 학생선수보다 13배가 많았습니다. 학교운동부 학생은 전체 학생 대비 9.6%였습니다. 2023년 현재 대한체육회에 등록한 초중고 학생선수는 64,438명입니다. 전체 학생 대비 1.2%입니다. 그리고 이들 전체는 선수 등록한 선수이면서 학생입니다.


반세기 전 100명 중 10명이던 학교운동부 학생들이 2023년 현재 100명 중 1명으로 쪼그라든 이유, 학교운동부 학생이면 당연히 선수 등록하여 ‘그들만의 리그’를 하게 된 이유. 학교운동부가 교육적 지향을 상실하고, 체육 교사들이 주체성을 상실하게 된 이유, 이 모두가 학교운동부가 전문체육에 예속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이후 학교운동부에서 발생한 수많은 비교육적 일들은 전문체육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같았습니다. 또한 학교운동부가 전문체육에 예속된 사실을 은폐하고, 운동선수의 수급처를 당연시해왔습니다. 지금도 학교운동부는 다수의 중도 포기자, 패배자를 배태하고, 존엄한 인간이 누려야 할 학습 권리의 침해가 당연시되고 있습니다.


나아가 대다수 일반학생의 체육활동이 학교체육의 가장 무거운 책임이라는 사실임을 망각하게 하였습니다. 성장기 청소년의 행복한 삶에 가장 중요한 스포츠 활동의 권리가 축소되고 제한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학교운동부는 기피의 장소이며 ‘학교 안의 섬’이었습니다.


체육수업, 학교스포츠클럽, 학교운동부의 단절, 그 단절은 학교운동부가 전문체육에 예속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학교운동부는 전문체육에서 벗어나 모든 학생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주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학교체육이 인간 존엄의 가치, 존중과 배려, 호혜와 협력을 실천하는 새 시대 스포츠 문화의 시작점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학교체육 선배들의 뜻을 이어 새롭게 출범하는 대한학교체육회는 다음의 학교체육 개혁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 나아갈 것입니다.



첫째, 학교체육 철학의 회복입니다. 학교체육의 교육적 가치 회복과 학생의 존엄한 인권이 학교체육 활동으로부터 시작되어 선순환되는 구조를 확립하고자 합니다.


둘째, 학교운동부의 교육적 기능을 회복할 것입니다. 선수등록부터 대회개최, 체육특기자 진학에 이르기까지 전문체육에 예속된 모든 과정을 교육 주체에게로 되돌려 학교운동부가 교육적으로 기능하도록 할 것입니다.


셋째, 학교체육의 통합을 이룰 것입니다. 학교스포츠클럽과 학교운동부의 통합을 통해 다양하고 다층적인 선진국형 과외자율체육활동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스포츠 선진국에 버금가는 참여와 확장의 기반을 생활체육과 전문체육 분야에 제공할 것입니다. 


넷째, 체육교육자가 주인공인 학교체육을 만들 것입니다. 승패와 우열 경쟁이 아닌 모든 학생을 위한, 모든 학생에 의한, 모든 학생이 주인공이 되는 즐겁고 행복한 학교체육을 우리 교육자들의 권리로 만들 것입니다. 



이 시작이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학생에게 스포츠를 통해 즐겁고 행복한 학교의 장을 만들고, 건강한 정신과 신체를 가진 주체적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에너지가 될 것입니다. 입시에 찌들어 청춘의 기를 펴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스포츠를 통해 삶의 활력을 되찾고, 자신만의 꿈과 비전을 찾을 수 있도록 새로운 학교 스포츠 문화를 만들어갈 것입니다. 이것은 대한민국 스포츠의 새롭고 밝은 미래의 주춧돌을 세우는 일이며, 그 빛을 발하는 시작이 될 것입니다.



2023년 7월 28일

스포츠인권연구소 대한학교체육회 창립 발기인 일동

스포츠인권연구소
새로운 소식을 받아보세요